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줄여서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는
통칭 통매음이라 부르는 조항이 있다.
위의 내용과 같이
1)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2)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3)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요약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
4)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하고 있다.
이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보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성적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인격권의 보호,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 확립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그렇다면 성적인 욕망이나, 성적인 만족이 아니라
어떠한 분노의 표출로 행위를 한다면 죄가 되지 않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성적 욕망'에는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것뿐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
그리고 이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오늘부터 1일 오케이?"
이 사건에서 피고인(남)과 피해자(여)는 연인관계였다.
"오빠 ,1500만 빌려줘"
"ㅇㅋ 대신 헤어지면 갚아야함"
"퇴근이 왜이리 늦어, 헤어지자. 돈 갚아"
반복된 이별통보와 변제요구에 피해자는 연락을 차단하였고
둘은 사이가 틀어지게 되었다.
사이가 악화되고 약 두달뒤
둘은 다시 만나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첫 성관계를 하게 되는데, 성관계가 끝나고
"주말에 산부인과 가서 성기 부분 수술을 해라"
라고 피고인이 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너보다 성기가 큰 사람과 1년 6개월 살았다"
라고 하였다.
피고인은
"그게 남자에게 할 소리냐, 이제 우리는 끝이다"라며
확실한 결별을 선언하였다.
이후에도 화가풀리지 않은 피고인은
약 한달동안 총22회에 걸쳐
피해자의 성기를 비하, 조롱하고, 성적인 매력이 없다는
내용과 돈을 갚으라는 협박의 어마어마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반복하여 보냈다.
피고인이 답변하길 피해자가 돈을 갚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고, 다른 남자와 자신을
성기 크기로 비교하여 매우 화가 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성적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로부터 받은 성적 수치심, 자존심의 손상,
분노감때문 이었다고 진술하였다.
"응 이건 누가봐도 통매음 유죄"
이에 1심법원은 위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였으나
항소한 2심법원에서는
"아니야, 이건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문자를 보낸게 아니고, 성기 크기를 비교해서 화가나
부정적인 심리를 일으키기 위한 것. 좀 다르지 합의도했고"이라며
형을 줄였고, 통매음부분은 무죄로 봤다.
이에 대법원은
"응 아니야, 종합적으로 그거도 성적욕망이거든??
다시 판결해줄래??"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할때, 성적인 욕망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성기를 비하, 조롱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은 상처를 주고 동시에
자신의 손상된 성적 자존감을 회복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얻는
심리적 만족 욕망 역시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관련된 문제를 겪게되면 꼭 변호사와의 상담을 받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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